지난주 후반 미중 갈등 고조로 인한 안잔자산선호로 뉴욕 주가지수는 급락하고 미국채 시장은 랠리를 벌였다.
시진핑의 희토류 규제와 트럼프의 대중국 관세 100% 추가 인상 발표 등으로 10일 뉴욕 주식시장에선 엔비디아가 5%, 반도체 지수도 6% 급락했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 근처로 급하게 내려오는 양상을 보였다.
이후 이번주 아시아 증권시장 개장을 앞둔 얼마 전 트럼프 쪽에서 유화적인 메시지가 나오는 등 상황은 급박하게 흘러가는 중이다.
국내 채권과 주식 등 증시는 달러/원 움직임도 주시하는 중이다. 최근 달러/원이 1,400원대에 진입한 뒤 얼마나 더 오를지 봐야 한다.
뉴욕 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이 1,431.5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달러/원 1개월물의 스왑포인트 -2.10원을 감안하면 NDF 달러/원 1개월물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421.00원) 대비 12.60원 상승했다.
■ 시진핑과 트럼프의 대결
지난주 후반 시진핑과 트럼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전세계를 긴장시켰다.
일단 중국의 적극적인 희토류 규제는 놀라움을 안겼다.
중국 상무부는 9일 전략 광물인 희토류 및 관련 기술 수출 제한을 강화하려는 목적의 ‘희토류 물자에 대한 수출 통제 결정’, ‘희토류 관련 기술 통제에 대한 결정’을 발표했다.
이는 기존에 당국이 지정한 희토류 수출허가증 적용 대상의 범위를 보다 확대한 것으로, 수출 통제 대상임에도 해외에서 우회적으로 사용되던 중국산 희토류와 관련 기술 차단이 골자다.
일부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 이들 반도체의 제조·테스트 장비에 쓰일 희토류 수출 신청, 잠재적으로 군사 목적의 사용이 가능한 AI 관련 희토류 수출 신청도 개별 심사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중국은 이번 조치를 통해 외국의 반도체 및 AI 관련 핵심 소재를 통제할 수 있다는 힘을 과시한 셈이다. 아울러 이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무역 관련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레버리지로 볼 수 있다.
중국의 이같은 조치는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 등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들에 대한 위협이다.
트럼프는 시진핑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산 대두의 중국 수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양국 간 통상관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대규모의 중국산 제품 수입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시진핑의 희토류를 활용한 트럼프 역공에 트럼프는 흥분하면서 대규모 추가 관세를 예고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10일 트루스소셜에 “2주 뒤 열릴 APEC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지금은 그럴 이유가 없는 것 같다”며 “대중 관세 대폭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중국이 세계 각국에 서한을 보내 희토류 생산과 관련된 모든 요소에 대해 수출 통제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는 매우 갑작스럽고 적대적인 무역 행위로 이에 분노한 여러 나라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희토류는 반도체, 전기차, 군사용 장비 등 첨단산업의 핵심 소재로 중국이 세계 공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시진핑의 희토류를 활용한 미국, 그리고 미국 동맹국에 대한 위협으로 뉴욕 주가지수는 폭락했으며, 미국채 가격은 급등했다.
트럼프의 미국과 시진핑의 중국 반응을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다.
■ 美금리 안전선호로 급락…뉴욕 주가 위험회피로 급락
미국채 금리는 10일 미중 갈등 고조에 따른 안전자산선호로 급락했다.
시진핑의 희토류 수출 제한에 트럼프가 대규모 추가 관세를 경고하자 주가는 급락하고 국채가격은 크게 올랐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0.80bp 급락한 4.032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0.30bp 하락한 4.619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9.30bp 하락한 3.5025%, 국채5년물은 10.75bp 떨어진 3.6265%에 자리했다.
뉴욕 주가지수는 10일 급락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격화 우려가 주식시장을 강하게 압박한 탓이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규모 추가 관세를 경고하자 반도체주가 동반 급락하는 등 기술주 낙폭이 두드러졌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878.82포인트(1.90%) 내린 4만5479.60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182.60포인트(2.71%) 하락한 6552.51, 나스닥은 820.20포인트(3.56%) 급락한 2만2204.43을 나타냈다. S&P500과 나스닥 지수 이날 낙폭은 지난 4월 10일 이후 가장 컸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10개가 약해졌다. 정보기술주가 4%, 임의소비재주는 3.3%, 에너지주는 2.8% 각각 내렸다. 필수소비재주만 0.3% 올랐다.
개별 종목 중 테슬라가 5.1%, 엔비디아는 4.9% 각각 급락했다. 미 주식시장에 상장된 알리바바와 바이두도 8.5% 및 8.1% 각각 하락했다. 반면 희토류 관련주는 급등했다. MP머티리얼즈가 8.4%, USA레어어스는 4.9% 각각 높아졌다.
달러가격은 하락했다. 미중 무역 긴장 속에 엔화 가치가 급등하자 달러인덱스는 밀려내려갔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59% 낮아진 98.95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42% 높아진 1.1614달러, 파운드/달러는 0.35% 오른 1.3350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97% 내린 151.60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2% 상승한 7.1397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1.1%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미중 갈등 격화에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2.61달러(4.24%) 급락한 배럴당 58.90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49달러(3.82%) 내린 배럴당 62.73달러에 거래됐다.
■ 일단 대중 추가관세 언급한 미국…구두 리스크 커진 국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관세인상을 예고한 뒤 곧바로 “다음달 1일부터 대중 100% 추가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며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도 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중국이 자국의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새로운 조치를 내놓은 데 대한 대응”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중국이 세계 각국에 매우 적대적인 서한을 보냈다. 오는 11월 1일부터 사실상 모든 제품 심지어 자국에서 생산하지 않은 품목에까지 대규모 수출 통제를 시행하겠다고 통보했다. 이 조치는 모든 국가에 영향을 미치는 전례 없는 행위로 국제무역 질서에 대한 도덕적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로 인해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취소할 수 있다’고 언급한 지 몇 시간 만에 나온 것이다.
현재 미국은 이미 대부분의 중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웰스파고와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품목별로 철강·알루미늄에는 50%, 소비재에는 7.5% 등 다양한 수준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으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평균 실질 관세율은 약 40% 수준이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9일 “12월 1일부터 중국산 희토류 원소가 0.1% 이상 포함된 제품이나 중국의 희토류 추출·정제·자석 제조·재활용 기술이 사용된 제품을 수출하려면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발표하면서 미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다만 ‘말 많은’ 트럼프의 발언도 계속 확인할 수 밖에 없다.
■ 약자에 강하고 강자에 약한 트럼프…아시아 금융시장 개장 앞두고 꼬리 내리기
일요일 중국 상무부는 다시 한번 결기를 보였다.
중국 상무부가 12일 “희토류 수출통제는 정당하다”며 “미국이 계속 관세 위협을 하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의 고율 관세 위협은 양국 관계를 훼손하는 잘못된 방식”이라며 “미국이 오랫동안 안보를 빌미로 수출 통제와 차별적 조치를 남용해왔다”고 비판했다.
중국 상무부의 이같은 ‘자신감’ 있는 발언은 트럼프가 11월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기존보다 100%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고, 그 결과 미국 주식시장에서 하루 만에 2조달러가 증발한 뒤 나온 것이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 제한이 ‘국제법상 정당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또 미국의 선박 입항료 부과에 맞서 오는 14일부터 미국 선박에도 동일한 요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상무부는 “이는 필요한 방어적 조치이며 미국의 일방적 행동이 양국 협상 분위기를 해쳤다”고 주장했다.
이후 트럼프는 미국 현지시간 12일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돕고 싶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며 “매우 존경받는 시 주석이 잠시 안 좋은 순간을 겪었을 뿐”이라며 꼬리를 내렸다.
트럼프는 “시 주석도 자기 나라가 불황을 겪는 것을 원하지 않고,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했다.
한 때 경주 APEC을 앞두고 미-중 긴장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시진핑이 다시금 ‘희토류’를 활용해 미국과 미국 동맹국들에게 위협구를 던지면서 트럼프의 스텝도 꼬인 것이다.
트럼프가 일단 물러서면서 유화적 제스처로 취한 가운데 중국의 반응도 다시 확인해야 한다.
미-중 갈등이 고조됐다가 누그러지는 등 변동성이 큰 국면인 만큼 금융 가격변수들도 계속해서 흔들릴 수 있다.

뉴스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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