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아스템켐온, 378억 유증 앞두고 주주서한…성난 주주 달랠까

증자 규모, 시총의 약 40%…주식가치 희석 우려 커져
양 대표, 직접 설명 나섰지만 시장 불신 여전

코아스템켐온 양길안 대표가 지난 18일 378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주주들에게 장문의 서한을 발송했다.

대표이사가 직접 주주들에게 편지를 보내 증자의 배경과 자금 사용 계획을 설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회사의 급박한 상황을 드러낸다고도 볼 수 있다.

양 대표는 “최근 발표된 신주 발행 소식으로 놀라움과 우려를 느끼셨을 주주님들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올린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이어 “이번 공지를 통해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된 구체적인 이유와, 조달 자금의 사용 계획을 주주 여러분께 명확히 알려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회사가 발표한 이번 유상증자 규모는 약 378억 원으로, 현재 코아스템켐온의 시가총액(약 910억 원)의 약 4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신주 발행 수는 보통주 2,000만 주로, 기존 발행주식수(약 3,287만 주)의 61%에 해당한다. 신주 발행 예정가는 1,890원이다. 증자 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진행된다.

양길안 대표, “뉴로나타-알 글로벌 허가 위한 자금 불가피”

양 대표는 서한에서 회사의 지난 성과와 향후 계획을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코아스템켐온은 설립 이후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전력을 다해왔으며, 코스닥 상장 이후에도 효율적인 자금 운용과 철저한 재무 기조 유지를 통해 임상 1상부터 3상까지 외부 의존 없이 자체적으로 수행해왔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작년 국내 기업 최초로 줄기세포 치료제의 MFDS와 FDA 임상 3상을 모두 종료하고 인허가 단계에 진입했다”며, “올해 4월에는 국내 식약처에 품목변경 허가를 신청했으며, 하반기에는 내년 BLA 신청을 위해 미국 FDA와 사전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중 약 125억 원은 임상 및 연구개발 운영자금으로 사용된다. 서한에는 이 자금이 “뉴로나타-알 글로벌 상용화 프로젝트”에 쓰일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특히 BLA 단계에서 약 60억 원 규모의 FDA 신청 및 글로벌 CRO 컨설팅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양 대표는 “20여 년 연구의 결실을 맺는 단계에 있으며, 국내 최종 허가와 북미 가속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증자가 “회사의 미래 성장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주주들에게 이해를 구했다.

채무 상환에 243억 투입…“재무 안정성 확보” 명분

유상증자 자금 중 나머지 약 243억 원은 채무 상환에 쓰인다. 양 대표는 서한에서 “기존 교환사채(EB)와 오송 ATMP 센터 시설자금 대출의 원리금을 상환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이자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통해 “재무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하고, 향후 안정적인 주주 가치 향상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코아스템켐온은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이라는 특성상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회사는 “지속적인 R&D 투자와 함께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해왔으나, 충분한 유동성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성장 과제 추진과 동시에 채무 상환에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시각은 비판적이다. 자금의 절반 이상이 빚 갚기에 쓰이는 만큼, 이는 본질적으로 ‘성장을 위한 투자’라기보다 ‘방어적 자금 조달’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이번 증자는 회사의 유동성 위기를 가려내는 동시에, 주주가치 희석을 불가피하게 만드는 양날의 검이라는 지적이다.

주가 흐름, 1년 새 70% 이상 폭락

최근 주가 흐름도 회사의 어려움을 반영한다. 코아스템켐온의 주가는 8월 14일 2,890원으로 마감해 전일 대비 4.5% 상승했으나, 불과 1년 전과 비교하면 70%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주가는 최고 1만5610원까지 올랐지만, 지난해 12월 임상 3상 중간 발표 이후 급락한 상태다. 유증 발표 다음 날인 19일 주가는 전날 대비 20% 이상 급락해 거래 중이다.

※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으로 작성된 것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 행위의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